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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기사/특별 코너

[번역] RPG 디자이너 조나단 트윗의 Reddit 문답.

by 애스디 2015. 10. 16.

D&D 3판, Ars Magica, Over the Edge, 에버웨이, 13시대 등 RPG 시스템을 디자인한 조나단 트윗이 Reddit에서 주고 받은 질의응답 내용입니다. 초여명 트위터(@cympub)에서 요약해 소개한 내용을 허락을 받아 모아 올립니다.



by @cympub


D&D 3판에서 파생된 RPG들에 대한 감상은? 

- 3판이 자랑스럽다. 4판의 개선점은 마음에 들었지만 총체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3판은 D&D를 2판보다 더 D&D처럼 만드는 게 목적이었는데, 4판은 2판보다도 덜 D&D 같았다. 3판의 문제는 플레이어 옵션이 많고 밸런스가 안 맞는 것, 4판의 문제는 밸런스만 너무 맞고 플레이어 옵션이 적은 것이었다. 3판의 밸런스 문제가 너무 잘 보여서 요즘은 3판을 플레이하기 어렵다. 4판은 너무 보드게임 같아 관심이 안 간다. 5판은 놀랍게도 괜찮은 점이 몇 있지만, 우리 팀 같은 진지한 플레이에 맞춰진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롭 헤인소와 함께 제13시대를 만들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3판은 너무 까다롭고 둔해 보인다. 시스템을 좀 더 합리적으로 바꾸려 했는데, 좀 심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게리 가이객스를 만나 봤는가? 

- 만나 봤다. 웅장하게 너드 같은 사람이었다. 내가 3판에서 가치관을 다룬 모양새를 다 읽지도 않고 비판했다. 그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크라우드펀딩으로 RPG가 과다 출간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 그렇기는 하다. 킥스타터에 돈을 너무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게 되면 대규모 시장 축소가 일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일어나지 않았다. 크라우드펀딩은 단지 고정된 매출원에서 더 뽑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유발하고 매출을 창조하는 듯하다. 테이블톱 게임들은 성장세이고, 그래서 시장 포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RPG는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보드게임보다 먼저 포화점을 칠 것 같다.


직접 만들지 않은 것들 중에 가장 좋아하는 RPG 셋을 꼽는다면? 

- 1. 콜 오브 크툴루. 책 그대로 플레이하지는 않지만 RPG 디자인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2. 아포칼립스 월드. 아주 똑똑하고, 단도직입적이고, 판정 룰이 효율적이다. 

  3. 힐포크/드라마 시스템. 한 번 밖에 플레이하지 않았지만 훌륭해 보인다. 캐릭터의 주된 성격이 양극적 (의롭다 vs. 실용적이다)인 게 단극적 (그냥 의롭다)인 것보다 좋다는 것을 배웠다.


8살짜리 사촌과 RPG를 하고 싶은데 너무 어리지 않은지? 어떤 시스템이 좋을지? 

- D&D를 아는 사람과 함께 플레이하면 8살도 너무 어리지 않다. 13시대를 추천한다. D&D의 좋은 점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플레이어의 창의적 자유를 배려하고 있다.


플레이테스트에서 클래스간의 강약을 고려하는가? 

- 13시대에서는 클래스 밸런스를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 다중 클래스 부분에서 엄청나게 시간을 써서 모든 조합을 다 고려했다. 클래스 밸런스가 틀리면 시스템이 틀린다는 마음으로 했다. 그래서 나는 이제 3판 플레이를 하기가 어렵다. 클래스간의 밸런스가 안 맞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제는 일행을 치유하는 방식 때문에 상당히 큰 차이로 최강의 클래스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안 좋다. 일일 주문은 일행이 언제 잘 수 있느냐에 따라 밸런스가 바뀐다. 이것도 안 좋다.


만들어 본 것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RPG는? 

- 에버웨이가 가장 좋다. 아름답고 다가가기 쉽기 때문이다. 세상을 떠난 처가 플레이했던 유일한 RPG였다. 인쇄를 과하게 해서 아직도 인터넷에서 싸게 구할 수 있다.


D&D 4판이 재앙적이고 D&D를 퇴보시켰다는 말을 했는데, 13시대도 4판의 요소를 많이 가져오지 않았는가? 

- 4판에는 훌륭한 점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13시대에도 사용했다. 그러나 그 훌륭한 요소들을 시스템으로 모은 방식이 잘못되었다 생각한다.


요즘은 뭘 플레이하는가? 

- 13시대를 하고 있다. 전투가 더 빠르고 역동적이며, 플레이어들이 캐릭터에 관해 창의적으로 더 자유롭다. 3판에 내재한 밸런스 문제를 해결했고, 마스터와 플레이어의 창의성을 도와준다.


트위터 때문에 이름이 동사화해서 짜증나지 않았는가? 

- 났다.


WotC에서 일하는 기분은 어땠는가? 5판에 대한 감상은? 

- 즐겁기도 했고 때로는 어렵기도 했다. 매직더개더링의 세가 하도 세기 때문에 D&D 일을 하기 어렵다. 그러나 큰 회사에서 일하며 진지한 게임을 만드는 것은 좋은 일이다. 5판은 D&D답고 3판에 비해 최적화되어 있어서 좋다. 몇몇 좋은 개념들을 잘 포착했다. 그러나 내게는 장기적으로 그렇게 좋을 것 같지 않다. 할 것이 별로 없다. 특히 괴물들이 그렇다. 플레이어는 캐릭터 특성이 많이 있는데, 괴물들이 단순해서 마스터가 할 게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