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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월드/장편] 그레고르 사가 - 국면3: 대천사의 문

[그레고르 사가] 팀에서 진행한 던전월드 장편, 세번째 "대천사의 문" 국면 플레이 내용입니다.




1. 등장인물 및 지난 이야기


  오마르(하플링 도적), 셀리온(엘프 사냥꾼), 카르민(인간 사제), 풰마이(인간 전사)의 4인 일행입니다. 일행은 해드리드를 지배하려는 뱀파이어 바토리 패밀리에 맞서 싸우나 그 와중에 "뱀의 아들" 사교에 배신당해 베크나의 유물(의안과 의수)을 갖고 탈출합니다. PC들은 카르민이 섬기는 지식의 신 스쿨루의 대사원에서 해법을 찾고자 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지난 "어둠의 숲""해드리드의 밤" 국면을 참고하세요^^)




2. "대천사의 문" 국면 설정


이번 국면은 고향 마을사람들이 악마에게 몰살당한 복수자 풰마이에 초점을 맞추자고 했고요. 더불어 만화 [베르세르크] 같은 분위기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국면을 짜면서는 악마보다는 다른 인물(발레리아 등)에 초점이 치우치게 된 감이 있네요...


* 등장인물

  - 성기사 발레리아 경 (인간 여성, 20대 후반): 성 미카엘 기사단의 단장.

  - 케이네스 촌장 (인간 남성, 60대): 트리스트람 마을의 촌장. 

  - 무녀 카산드라 (인간 여성, 10대 후반): 트리스트람 주변 늪지대의 드루이드. 무녀직은 어릴 때 입양을 통해 전승됨.



* 위험요소 1: 대천사 미카엘의 문. 

  - 유형: 어둠의 문 (힘이 서린 곳)

  - 동기: 악마들을 쏟아낸다.

  - 재앙: 파괴(지옥문이 열리고 악마가 쏟아져 나옴)

  - 흉조: 주변을 공포와 혼란으로 물들인다 / 악마숭배자들이 늘어난다 / 예언된 대살육이 벌어진다 / 문의 봉인이 풀린다



* 위험요소 2: 성 미카엘 기사단

  - 유형: 빗나간 선의 세력 (야심찬 조직)

  - 동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옳은 일"을 한다

  - 재앙: 압제(악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세계정복)

  - 흉조: 십자군이 결성된다 / 마녀사냥 등으로 반대파를 멸절시킨다 / 금지된 힘을 손에 넣는다



* 주제 질문

  - 풰마이의 원수 악마는 왜 그를 살려주었나? 악마의 정체는 무엇인가?

  - 베크나의 눈과 손은 누구를 또다시 유혹할 것인가?

  - 발레리아 경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칠 것인가?




3. "대천사의 문" 국면 실제 플레이


1) 첫번째 세션: 트리스트람 마을로.

그레고르.20130609.txt


  해드리드를 빠져나온 PC들은 지식의 신 스쿨루의 본산으로 가서 "뱀의 아들" 사교도를 보고하고 베크나의 눈과 손을 처리할 방법을 찾으려 합니다. PC들은 대사제와 이야기 나누던 중 성 미카엘 기사단의 발레리아 경과 만나게 되고, 기사단이 찾고 있는 대천사 미카엘의 문이라면 베크나의 눈과 손을 봉인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걸기로 합니다. 한편 그날 밤 풰마이는 고향마을 사람들이 붉은 악마에게 몰살당하던 악몽을 꾸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압력에 짓눌립니다. 


  다음날 PC들은 성 미카엘 기사단과 함께 대천사의 문이 발견되었다는 외딴 마을 트리스트람으로 향하고... 마을 근방의 늪지대에서 윌오위스프에 이어 늪나그네의 습격을 받습니다. 성기사단은 괴물, 악마라며 늪나그네를 처단하려 하지만 PC는 만류하고, 그 와중에 나뭇잎 외투를 입은 소녀(=무녀 카산드라)가 나와 늪나그네를 돌려보내고 사라집니다. 


 - 흉조: "십자군이 결성된다"

 - 이 단계에서 '대천사의 문'은 과거 대천사 미카엘이 악마들을 지옥에 잡아 가두고 봉인한 문... 이라는 설정이었습니다.



2) 두번째 세션: 악마들과의 첫 싸움.

그레고르.20130616.txt


트리스트람 마을로 가는 길을 재촉하던 일행은 급히 도망쳐오는 난민 무리를 만나고, 이어 행렬 뒤편에서부터 나이트메어를 탄 악마 기병들의 맹공을 받습니다. 기병들을 물리치자, 이를 지휘하던 잔혹한 가시 악마가 등장하고 사투 끝에 풰마이는 악마를 일도양단합니다. 성 미카엘 기사단은 격전 끝에 절반 가까이 전사한 상황. 그러나 발레리아의 지휘에 용기를 얻어 마을로 개선합니다. 마을로 들어선 PC 일행은 환대를 받으며, 촌장 케이너스로부터 마을의 상황을 이것저것 듣게 됩니다. 대천사의 문 유적은 한나절 정도 거리의 악마의 계곡에 위치해 있지만 거기로 들어간 자는 제대로 돌아온 자가 없다는 말도... 셀리온은 올빼미의 눈을 통해 그곳에 걸어다니는 시체들과 커다란 붉은 악마(=풰마이의 원수)가 있는 것을 정찰합니다.


 - 흉조: "주변을 공포와 혼란으로 물들인다"



3) 세번째 세션: 악마숭배자들.

그레고르.20130623.txt


트리스트람에 도착한 다음날, 해가 높이 솟도록 마을 주변은 기묘한 안개로 둘러싸여 있고 사람들은 두려움에 차서 집에 틀어박힙니다. 마을을 살피던 카르민은 악마숭배자의 표식이 있는 구석진 여관집으로 두건을 쓴 주민들이 모여드는 걸 발견하고요. 일행은 여관집 안에서 지하로 이어지는 문을 발견하고, 통로를 지키던 사내 둘을 기습합니다. 생포된 사내는 지하실에서 "카산드라 무녀님이 가호를 내리는 의식을 치르고 있다"라며 살려달라고 빌고... 오마르는 앞서 내려가 카산드라와 두건을 쓴 사람들을 만나는데, 기묘한 열기와 냄새 등 수상한 구석이 보입니다. 따라오던 풰마이는 쌍수도가 붉게 반응하는 것을 보고 카산드라(가짜)를 베어들어가고, 서큐버스는 정체를 드러내면서 사교도를 조종해 PC들을 공격합니다. 한편 1층에 남은 카르민은 성기사 발레리아 경이 이 건물을 의심하고 들이닥치는 것을 막아서고, 다시금 붙잡힌 사내를 심문하는 가운데 이들이 드루이드라 보기 힘든 사교 의식을 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하실에서 사교도와 싸우던 PC들은 궁지에 몰리고, 베크나의 유물은 카르민을 자극해 동료를 구하기 위해 "힘"을 쓰라고 유혹하는데... 카르민은 의수의 힘을 쓰는 걸 꺼리고 대신 카산드라를 위장한 서큐버스는 도망치고 맙니다. 뒤이어 온 발레리아 경과 기사단들이 남은 사교도를 포박하고, 마을 전체에 이단심문을 해야겠노라고 말합니다.


 - 흉조: "악마숭배자들이 늘어난다" (늘어난다고 하기보다 발견되었다지만.. ;;;)



4) 네번째 세션: 이단심문과 전쟁.

그레고르.20130630.txt


  지하실에서 붙잡힌 사람들은 성 미카엘 기사단에게 끌려가며 "카산드라님을 해치지 못할 거라"고 부르짖습니다. 셀리온은 마을을 벗어나 까마귀에게 늪의 무녀 카산드라의 거처를 물어 찾아가고요. 늪 한가운데 작은 섬에 살던 카산드라는 마을을 위협하는 악마들과 싸우느라 힘을 소진한 상태로, 악마들의 공격이 임박했으니 사람들을 피신시켜달라고 당부합니다. 한편 카르민은 발레리아를 찾아 심문 상황을 살피고, 이들이 꿈을 통해 계시를 받아 악마숭배 의식까지 이르른 것을 알고 서큐버스라는 심증을 굳힙니다. 카르민은 원래 목적인 대천사의 문을 상기시키지만, 발레리아는 일단 마을을 정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


  궁지에 몰려 카르민은 스쿨루 신의 인도를 구하고(주문 사용), 신의 징표는 악마들이 공격해오니 맞서 싸우라고 지시합니다. PC들은 급히 발레리아와 성 미카엘 기사단에 알리고 방벽으로 쳐들어오는 지옥개와 구울들의 무리와 맞싸웁니다. 한편, 셀리온은 뒤에서 이들을 조종하는 거대한 심연의 악마(Pit fiend)를 발견하고... 일행은 방벽을 단숨에 부수며 덮쳐온 심연의 악마를 난전 끝에 쓰러뜨리고 악마 무리를 쫓아냅니다.


 - 흉조: "마녀 사냥 등으로 반대파를 멸절시킨다"는 악마들의 공격으로 제대로 진행되진 못했습니다.



5) 다섯번째 세션: 피난.

그레고르.20130707.txt

  심연의 악마와 혈투 끝에 악마들을 몰아낸 일행들. 그러나 성 미카엘 기사단은 이번의 전투로 남은 인원의 대다수를 잃고 맙니다. 카르민과 PC들이 발레리아의 부탁을 받아 힘써 돕지만 무수한 전사자가 나오고 말고... 장례 준비가 한창인 새벽녘, 발레리아는 PC들을 불러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토로합니다. 발레리아는 카르민의 말을 듣고는 사태를 해결할 힘을 얻기 위해 대천사의 문에 가야겠다고 결심하고, 마을사람들을 대피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PC의 말을 거부합니다. 아침에 발레리아가 베크나의 눈을 챙겨 유적으로 향한 것이 발견되고, PC들은 일단 기사단과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피난행렬을 준비합니다.


  사람들을 이끌고 늪지대를 가로지르던 PC들은 혼돈의 괴물들의 습격을 받으나 늪나그네의 도움으로 물리치고... 한숨 돌릴 찰나, 풰마이의 원수였던 마왕 발렉이 사교도 죄수 한 명에게 빙의해 현신합니다. 발렉은 풰마이의 과거를 드러내며 충격에 빠뜨리며, 한편 카르민을 인질로 붙잡습니다. 카르민은 자신과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의수'를 이어붙이고... 발렉은 쓰러뜨리지만, 베크나의 손에 잠시 인격이 지배당하며 그 위험을 절감하게 됩니다..


 - 흉조 "금지된 힘을 손에 넣는다": 발레리아의 행동으로 실현. (사실 꼭 베크나의 유물이 되리라고 예상하진 않았어요) 

 - 흉조 "예언된 대살육이 일어난다": 기사단의 피해와 발렉에 죽은 마을 사람들 등 꽤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PC들이 나름대로 피해를 최소화했으므로 흉조는 저지되었습니다. 한편, 카르민이 베크나의 손을 붙이게 된 것은, 캠페인 국면 수준의 흉조가 진행된 셈일 듯 (미리 정해두진 않았어요;;).



6) 여섯번째 세션: 천사 강림.

그레고르.20130714.txt

  악마 발렉과의 사투를 마치고, 카르민은 베크나의 손과 눈의 공명으로 막 '대천사의 문' 유적으로 들어가려는 발레리아를 봅니다. 일행은 사람들을 서둘러 진정시켜 오마르와 병사들의 인도 아래 대피시키고, 전력으로 유적을 향해 돌아가고요. PC들은 이미 문이 열려진 대천사의 문 유적 안에서 먼 옛날 대천사 미카엘의 행적에 대한 그림과 기록을 발견하지만, 유적을 지키던 강철 기사들이 공격해오는 통에 내용을 모두 파악하진 못합니다. 위기에 몰린 카르민은 다시금 의수의 힘을 각성시켜 강철골렘을 해치우고 인격변화를 보이며 일행과 안쪽으로 들어섭니다 (가치관 선 -> 중립). 


  안에서 성기사 발레리아는 돌로 굳어진 대천사 미카엘을 깨우고 자신의 몸에 강림시킵니다. 대천사로 각성한 발레리아는 PC들을 심판하겠노라고 강력한 화염검을 휘두르며 덤벼들고... 짧지만 격렬한 전투 끝에 풰마이가 핏 핀드의 불 채찍으로 천사를 결박하고 카르민이 의수의 힘으로 천사를 쓰러뜨립니다. 발레리아는 죽어가며 무엇부터 잘못되었나...라며 끝까지 이해하지 못하다 셀리온의 품 안에서 숨을 거둡니다.


 - 지난 세션 하면서, 발레리아가 천사로 각성해서 최종보스로 대결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온 김에, 대천사 미카엘에 대한 설정도 변경. 미카엘은 인간들 때문에 세상에 악이 생겨난다고 보고 인간을 멸절시키려 들다가 대천사의 문에 감금되어 있었다... 라고 바뀌었습니다 (결국 발레리아의 입장을 상징하는 셈이죠). 




4. 후기


이번 국면은 세세한 설정보다는 "분위기"에 주로 신경썼습니다. 팀원들이 모두 [베르세르크]나 [디아블로] 같은 느낌의 이야기를 원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그런 요소를 차용했고요. 국면 설정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일부러 모호하게 열어둔 부분이 많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악마숭배자'들은 어떤 이들인지, '예언된 대살육'은 어떤 것인지, 기사단이 멸절시키는 반대파는 무엇이 될지 등등을 딱 정해놓진 않았죠 (무녀 카산드라 같은 쪽이 꽤 유력한 마녀사냥 대상이 될 거라곤 생각했지만, 그쪽으로 확정하진 않은 등으로...). 예를 들어, 플레이를 하다가 뭔가 떼죽음이 일어나면, "예언된 대살육"이 일어났다 라고 칠 생각이었습니다. ^^;


플레이어 입장에서 보면 흉조를 파악하고 대응하기엔 꽤 불친절한 국면이었을 것도 같네요... 각 흉조 사이에 논리적 연결성이 그렇게 뚜렷한 편은 아니어서... 나름대로 뭔가 위험이 계속 일어난다는 느낌은 다들 받으셨던 것 같지만. 여튼, 이번은 재앙이 일어나지 않고 해결하는 전개였으면 좋겠다고들 해서 대략 위험요소 2개 모두 수습하는 쪽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한편 후반부에는 사제 카르민이 '베크나의 손'을 사용하고 그 힘에 사로잡혀 가면서 극적인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요. 이 부분은 캠페인 국면 수준에서 다뤄야지.. 생각은 하고 실제로 세세히 정해두진 않았었어요. 그래도 흥미롭게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스럽고... 반면 이번 국면의 주인공으로 예정했던 풰마이는 생각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못 준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풰마이의 과거 악마 설정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 생각했던 부분이 지나쳤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예 이 부분 주제 질문은 미리 플레이어에게 알리고 같이 고민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싶기도 하고요. (첫 세션에서 악몽도 그런 복선을 깔려고 만든 부분이었는데 역시 마스터가 일방적으로 장면을 만든다고 의도가 살아나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