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 링크: Fate Misconceptions and Aspect Spamming
새로 페이트 코어를 접하는 사람이 늘면서 페이트 코어 커뮤니티에서 두 가지 이슈가 다시 튀어나오는 듯 합니다. 여러분, 페이트 코어에 관해서 알아둘 게 두 가지 있습니다.
“페이트 코어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어!”라는 사람들에게: 아뇨, 그렇지 않아요. 페이트 코어는 플레이어 참가와 정보를 다루는 고유의 방식을 갖추고 있어, 특정한 방식의 플레이에 더 낫습니다. (이를 벗어나면) 망치 대신에 가죽세공 도구로 못을 박으려는 것처럼, 더 많은 힘이 들고 덜 효율적입니다.
저랑 Leonard Balsera가 모여서 페이트 코어를 다시 쓰기 시작했을 때, 우리가 이를 시스템의 특징으로 받아들였다 는 걸 알아주세요. 우리는 (캐릭터가 별로 강력하지 않은) 서바이벌 호러, (장비를 중시하는 시스템이 잘 맞는) 처절한 전투, (모든 정보가 마스터의 손에 달려 있는) 본격 추리물 장르는 페이트 코어랑 잘 맞지 않다고 봅니다. 이런 것도 페이트 코어로 할 수 있지만, 페이트 고유의 정서가 이들을 변형시킬 거란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1 (저는 프로 RPG 디자이너로서, 누군가 “이 시스템은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고 하면, “나는 이 시스템이 무엇을 위한 건지 모르겠고, 이 시스템이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어.”라는 뜻으로 이해합니다. 자기만의 RPG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이라면 더 나은 답이나 설명을 갖추길 권합니다.)
“그거 면모로 정하지요!”라고 하는 사람을 보면 매번 주춤하게 됩니다. 간단히 페이트의 변천사를 돌아보면, '세기의 혼'은 캐릭터 제작 때 백스토리 5단계를 거치고 각각마다 면모 2개가 따라왔습니다. 면모 10개는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마스터가 PC 전원의 면모를 일일히 다 기억해야 한다는 (잘못된) 부담감에 압도된다는 점과, 이 면모들 중 일부는 구리거나 아예 쓰이는 일이 없다는 창작의 피로감 때문에요. '드레스덴 파일즈 RPG'는 정체성과 고민 면모를 도입했고, 백스토리 5단계마다 면모를 하나씩으로 줄였습니다. 하지만 면모 7개도 여전히 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우린 페이트 코어를 다듬으면서 백스토리 단계를 빼고 인물 면모를 5개로 줄였습니다.
이로써 상황 면모(와 현안 면모)가 빛날 여지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어, X를 하고 싶어? 그럼 면모로 넣어!”라고 하는 걸, 아마추어식 면모 남발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면모로 장비를 표현하려 할 때 그렇습니다. 모든 게 다 면모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물건은 그냥 서사적 허용에 관련될 뿐입니다. 총이 없으면 사격을 할 수 없습니다. 여기엔 면모가 필요 없습니다. 어떤 물건은 양날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그저 멋입니다. 뭔가 캐릭터 컨셉에 정말 핵심적인 것이라면, 이는 캐릭터 면모, 특기, 아니면 캐릭터를 만들 때 써둔 무언가(본질상 면모에 포함되거나 면모 자체가 아닌 어떤 것)일 것입니다.
특별히 사용하거나 잃어버릴 수 있고 같은 부류의 다른 물건과 구별되는 것이라면, 그런 물건은 아마 상황 면모일 것입니다. '할레이쉬의 전설적인 쌍검'이나 '저주받은 양날도끼' 같은 식으로요. 그렇지 않으면, 면모를 남발하는 것이고 페이트 경제체제의 정보 요소를 무너뜨리게 됩니다.
“오, 이건 캐릭터에 붙어있는 거니까, 면모로 만들어야지!” 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일단 멈춰서 이것이 정체성 면모나 다른 캐릭터 면모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특별한 재능이나 기타에 관련된 특기인지(발현될 때만이 아니라 항상 캐릭터를 더 낫게 혹은 다르게 만들어준다면), 혹은 그저 캐릭터를 더 재미있고 끝내주는 식으로 묘사하기 위한 장식인지 살펴보세요. 그러나 캐릭터에 붙는 추가 면모로 두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세요. 그런 경우에도 면모로 안 다는 게 좋고요. 면모를 남발하지 않으면, 페이트 코어 플레이가 더 나아질 겁니다.
지속적인 면모든 아니든, 면모가 고유의 가치를 갖도록 두세요. '양날검'은, 면모로써 유용성에선 '무기가 있다' 랑 비슷합니다 — 이 세상에서 무기를 갖고 있는 것이 특이한 게 아닌 한, 활용할 정보(면모) 목록의 귀중한 칸 하나를 잡아먹을 가치가 없죠.
– Ryan
- Achtung! Cthulhu의 페이트 판을 만들면서 초반에 겪었던 난점은, 플레이어의 자유를 두는 페이트 코어의 펄프 장르 성격과 크툴루 신화의 공포 요소를 조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Achtung! Cthulhu가 펄프스런 맛이 없더라면, 이 둘을 양립시키는 것은 실로 거의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