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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강좌/칼럼

[RPG 클리닉] 6월~7월 질의응답 모음.

by 애스디


애스크픔(구 Ask.fm/the_rpgist)에서 그간 들어온 질문/답변 사례 중 선별해 소개합니다. 대부분 애스크픔 개설 초기에 들어온 질문이에요. 이후로도 애스크픔이 활성화되면 간간히 유익한 내용을 모아 올려볼게요. 

(새 주소는 http://ask.fm/rpgist : 계정을 등록해야 하지만 질문은 익명으로 가능합니다. 혹 공개를 꺼리는 내용이라면 따로 메일로 연락주셔도 좋습니다. rpgist@naver.com)




[RPG 팀 운영 및 상담]


Q. 마스터가 플레이어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캠페인을 종료했습니다. 초보 마스터링이셨는데도 팀원 이야기를 듣지 않고 세션 전체를 통제하셔서 캠페인 전개 방식에 대해 플레이 내 외로 팀원의 피드백이 오랜 기간 지속되었는데요. 마스터링에 대한 간섭을 하는 거라며 이래라저래라 할거라면 팀원들이 마스터링을 하라는 등 태도가 뭐냐는 등 이야기하다 멘탈이 못버티겠다며 팀과 상의 없이 팀 해체를 통보받았습니다. 

  이런 부당한 경우가 보통 많이 일어나는 일인가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은가요? 


A.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처음 모인 팀(특히 ORPG 팀)이라며 더욱 그렇습니다.

  이미 팀은 터진 상황이고, 다음번엔 이런 일을 피하는데 주력하는 게 좋겠지요. 우선은 팀원끼리 서로 존중하고 책임을 다하는 게 우선입니다 (팀이 어떤 이들로 구성돼 있느냐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팀을 짜고 준비할 때 어떤 플레이를 할지 충분히 협의하고, 플레이 시작하고도 자주 되짚어보고요. 무조건 플레이만 빨리 시작하려고만 해선 문제가 누적되기 쉽습니다.




Q. 핸드폰이나 아이패드로 채팅방에 들어와 orpg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꺼림칙합니다. 제가 기피하는 건 별개로 이것에 대해 항의하는 건 이상한 것 같아 다른 사람들에게 폰으로 플레이하는게 꺼려진다 말하진 않고 있는데, 이래서야 TRPG 팀을 알아보는게 저에게 좋을 듯도 합니다. 

  폰으로 플레이하는 것도 orpg의 한 방식일까요? 나쁜 것이 아닌가요? 만일 좋지 못한 플레이 태도라면 그것에 대해 다른 분에게 언급을 하는 것도 괜찮을까요? 큰 고민입니다. 진지하게 상담해주셨으면 해요. 


A. 정말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면 핸드폰으로 플레이하는 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반응이 느리면, 팀 전체가 그만큼 기다려줘야 하니까요. 핸드폰 등으로 플레이에 참가해도 되는지는 팀에서 모두의 허락을 구해야겠지요. 답답하시다면 문제제기를 하는 쪽이 좋을 듯 합니다 (대놓고 얘기하기 힘들다면, 마스터에게 따로 언질하는 수도 있고요).




Q. 이런 말하긴 그렇지만 많이 지친 상태입니다. 그 지친 이유가 뭐냐면 매번 장기플레이 모집 때마다 모집한 인원들이 후에 캠페인을 중도포기하거나 내외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마스터의 케어가 좀 많이(...) 필요한 분들이 미숙한 상황대처를 하거나 팀원들 간에 서로의 RP를 존중하지 않거나 여튼 많은 이유로 기어코 번번히 팀이 깨지고 맙니다. 

  개인적으로는 초보 분들을 많이 받고 잘 알려주면서 하는 게 올바르다고 생각하지만 이젠 저 본인이 많이 지쳐서. 길게 함께 할수있는 인원들을 선별하고 싶은데 구인 때 그런 분들을 판단할 방법이 없을까요? 


A. RPG 플레이의 성패는 큰 부분이 팀 구성(사람)에 달려 있지요. 이미 교류가 있는 친구/지인들이나 그전에 같이 플레이했던 사람들끼리 모이는 게 첫번째 해법입니다. 꼭 지인들로만 팀을 구성하지 않더라도, 믿고 같이 플레이할 수 있는 사람들이 2-3명만 있어도 훨씬 안정감이 있고요. 여기에 새 멤버 1~2명을 더하면 되겠죠.

  같이 시작할 지인이 없어 완전히 새로 모집해야 한다면, 모집과정에서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확인할 수 밖에 없지요. 어떻게 팀을 구성하면 좋은가에 대해선 [The RPGist] 기사로 다뤄보도록 할게요. (주: 이건 아직 못 썼네요;;;)




Q. 과거 TRPG에서 안 좋은 경험을 한 친구가 있습니다. 직접 들어 보니 여러 모로 공감도 가고 완전히 무례한 일을 여러 번 당했더군요. 상대가 매너를 지키지 않고. 방해를 하거나. 플레이 폭파라거나. 시간을 쪼개어 성실하고 진지하게 했었는데도 그 시간 동안 짜증나는 일들만 계속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잘 달래어 함께 플레이를 하고 싶은데 과거의 불쾌한 경험 때문에 완전히 TRPG자체에 학을 떼고 거절하고 있어서. 어떻게 잘 말해주는게 좋을까요. 


A. 말보다 실제 플레이로 "TRPG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라고 경험하는 게 제일 낫다고 봅니다. 그 친구가 부담없이 즐길만한 쪽으로 단편 플레이를 준비해서 같이 해보세요. 거기서 재미를 느끼면 다시 도전할 마음이 생길 것 같네요.




Q. 마스터가 플레이어를 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스터는 플레이어의 적이 아니라 같이 협업하는 역할이라고 말해주고 있는데 도통 생각을 고치려 하질 않아 걱정입니다... 어떻게 해야 이걸 개선시킬 수 있을까요? 

  단순히 난관을 제시하는게 아니라, 캐릭터가 제 역할을 못하도록 각종 수단을 봉쇄한 뒤, 반드시 마스터가 정한 수단을 사용하도록 강요하니까 너무 갑갑합니다. 플레이어들을 휘하에 두려는 느낌도 받구요. 파티원 중에 있는, 이제 갓 RPG에 입문하신 분은 슬슬 질려하는 눈치라서 혼자 빠져나오기도 미안하고 걱정됩니다ㅠㅜ 


A. 이런 문제는 팀에서 진솔하게 터놓고 이야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한편 마스터링 방식은 습관 같은 거라서 쉽게 바꾸기 어려운 점도 있고요. 플레이에서 갑갑하게 느끼시는 부분을 확실히 전달하시고, 어떠한 식으로 바뀌면 좋겠다는 대안을 논의해보세요. 마스터를 비롯한 팀 전체가 문제의식을 공유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거에요.

  마스터 및 다른 팀원들과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지 못한다면, 다른 팀을 찾는 수 밖에 없겠지요...





[던전월드 마스터링]


Q. 국면에서. 매번 PC 능력으로는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많이 있어서, 선택할 방향이 잔뜩 틀어막히고 그럽니다. 다른 방식을 창의적으로 생각해내려 노력하면서 위기를 극복해내려 하는 편이지만 주변 묘사가 밋밋하고.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플레이어 이외의 상황변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 편이라, 결국은 입체적이지 못하고 평면적인 캐릭터 RP를 해가며 단순 전투를 이어나가거나, 막힌 상황에서 겨우 이어나가기 위해 캐릭터에 맞지 않은 RP를 울며 겨자먹기로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명쾌하고 좋은 해답이 있을까요? 


TRPG 시나리오는 어떤 식이든, 해당 팀의 PC와 플레이어에 맞출 때 가장 효과적이고 재미있습니다. [국면] 자체를 PC들이 활약하기 좋게 준비하세요. 특히 [던전월드]는 각 직업마다 고유한 액션이 있으니 이들을 활용하도록 신경쓰면 좋고요. 예를 들어, PC에 도적이 있으면 함정이나 자물쇠을 해체하거나 암습을 할 기회를 넣고, 마법사라면 마법의식을 저지하거나 지능과 학식을 뽐낼 기회를 넣는 식으로요.



Q. 던전월드 같은 쉬운 포맷으로 (쉬운 포맷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효율적으로 그 재미를 끌어내는 방식을 늘 고민하는 중생입니다. 플레이어의 관계와 제시하는 설정에 따라 세계관이 일부 변화한다는 부분이 흥미를 자아내지만. 기본적인 환경과 모양인. 액자까지도 백지인 상황에서는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해치며 오히려 부담을 줬던 듯 합니다. 상황에 대한 창의력을 발휘해 그럴듯한 설정을 제시하면서도 그것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오해없이 인식하게 하러면 마스터의 세밀한 묘사. 흥미로운 상황 제시 등 등... 이외에. 어떤 것이 또 필요할까요. 


A. [던전월드]의 경우 익숙한 '던전 판타지' 모험물 장르를 따르고 있습니다. 무작정 백지에서 출발하진 않을 거에요. 모두가 어느 정도 친숙하면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배경에서 시작하는 게 기본입니다.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어떤 점에서 막히는지 물어보고 보완해보세요. 배경세계가 낯설 수도 있고, 어느 타이밍에 의견을 낼지 감이 없을 수도 있고요.





[기타]


Q. PC는 계속해서 성장하지만 그에 맞춰 장애물의 수준도 올라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별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에 보이는 수치 이외에 객관적인 강함을 나타내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PC가 성장할수록 "이야기의 스케일"이 걸맞게 커져야 한다고 봅니다. 마을에서 도시, 나라, 전세계, 우주를 구하는 식으로 PC들의 모험이 더욱 큰 의미를 갖고 중대한 적과 위협을 극복하면 되겠지요. 게임 수치보다 그런 서사적인 연출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한편 저레벨이라고 꼭 세계를 구하지 못하란 법은 없습니다. 로도스도 전기나 환타지소설을 보면 주인공들은 저렙 때부터 이런저런 기연에 얽혀 세상을 뒤흔드는 모험에 휘말려들기 마련이죠. [던전월드] 같은 경우도 [국면] 룰 대로 플레이를 준비하면, PC들이 자연스레 세상을 위험요소에서 구하는 주인공이 되고요.



Q. 단편을 함에 있어 세션 종료시의 보상은 플레이어들에게 아무런 의미를 갖기 못하기에 동기를 이끌어 내기가 어렵습니다. 단편에서 단순하고 강력하게 동기를 부여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A. PC를 미리 제작하고 각각의 배경/동기에 맞춰 도입부를 준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PC가 한 팀으로 움직이는 시나리오라면,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를 주고, PC 모두가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동기가 있어야 하겠지요.

  PC들을 각자 만들어오는 경우, 이 부분이 좀더 어렵습니다. PC별 배경/동기를 정해주는 [핸드아웃]을 배정하거나, 그도 아니라면 PC 전체가 공감할만한 이유/동기를 주어야겠지요.

  어쨌든 단편에선 도입부가 정말 중요합니다. 도입부에서 각자 PC와 그 처한 상황에 몰입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일 동기를 갖도록 신경 써주세요. [The RPGist]의 새 기사 '단편 시나리오를 어떻게 준비할까?' http://rpgist.tistory.com/68 도 참고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