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애스디
"TRPG를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TRPG(이하 RPG)를 시작하려는 초보자분들을 위해 위 질문에 답해보고자 합니다. 아래 내용은 "RPG가 무엇인지"에 대해 기본적인 내용은 아는 것으로 상정했습니다. RPG가 무엇인지, 마스터, 플레이어, 룰북, TR, OR 같은 기본적인 용어가 생소하다면, 다음 글들을 먼저 참고해보세요.
- TRPG란 어떤 것인가요? (by 애스디)
- 초보자용 용어집 (by 위시송)
- TRPG를 해봅시다(1편) (by 김성일)
1. RPG 시작하기: TR vs. OR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분께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서 하는 TRPG 모임을 매우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TR의 경우, 시스템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도 플레이를 하면서 룰을 익혀가고 문제 없이 적응할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 카페에서 새로운 게임을 설명 듣고 곧바로 시작하는 것처럼요. 더불어 OR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습니다.
초보자가 RPG를 시작하기 가장 쉬운 길은 단편 TR 모임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정규 팀에서도 간간히 번외로 단편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있으니, 기회되면 신청해서 같이 플레이해보는 게 최선입니다. 일단 플레이를 한 번 해보면, 룰북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파악하기 쉽고, 이후 TR이든 OR이든 적응하기가 수월합니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TRPG Club D&D 카페가 주최하는 일일 플레이 행사나 RPG 캠프 등 이벤트 등도 좋은 기회입니다 (특히 색다른 시스템을 쉽게 접해볼 수 있습니다).
시간과 여타 제약 상 TR 모임에 참석하기가 어렵다면 OR(온라인 모임)로 RPG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OR 모임은 제약이 많고, 초보자로 헤맬 때 팀원의 도움을 받기도 힘듭니다. 진행속도도 느리고 플레이가 깨지기도 쉬운 편입니다. OR로 RPG를 시작한다면, 스스로 룰을 익히고 플레이에 적응해가는 데 노력이 필요합니다. TR에 비해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하시고, 미리 룰북을 잘 읽고 차근차근 플레이에 적응해가도록 하세요.
2. 단편 플레이 vs. 중장편 캠페인
RPG 플레이에는 크게 시나리오 한 편으로 끝나는 단편 플레이와 같은 캐릭터로 이야기가 쭉 이어지는 중장편 플레이("캠페인")이 있습니다. 처음 RPG를 시작할 때는 단편 플레이가 좋습니다. 1-2회 모임으로 끝나기 때문에 참여도 부담없고, 미리 만들어진 캐릭터를 쓰는 등 캐릭터 제작도 쉽습니다. 관심 있는 시스템과 장르 위주로 단편 플레이를 해보면서 RPG에 대한 감을 잡아가길 권합니다. 여러가지 시스템을 접한다면, 각 시스템의 특징도 체험해볼 수 있고 더불어 자신의 취향도 알아갈 수 있고요.
중장편 플레이의 경우, 꾸준히 정기 출석하면서 플레이를 마쳐야하니 시간과 환경이 허락해야 합니다. 또한 장편 플레이는 주인공 PC들을 직접 짜서 플레이하므로, 캐릭터 제작 룰을 익히고 배경설정을 준비하는 등 수고가 따릅니다. 하지만 그만큼 풍부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고, RPG 본연의 재미를 누릴 수 있지요. 자신이 어떤 플레이를 하고 싶은지 어떤 시스템이 맞는지 감이 잡힌다면, 본격적으로 정규 팀을 구해 장편 플레이를 하면 좋을 것입니다.
3. 팀 구하기
RPG를 하려면 같이 플레이할 사람들, 즉 팀이 있어야 합니다. TRPG Club D&D 카페나 Session 등의 구인/구회 게시판에서 자신에게 맞는 단편 플레이나 구인 공고가 나왔을 때 지원하는 게 보통입니다. 구인 공고가 매번 있는 건 아니니 적절한 자리가 나올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살펴보세요. 수시로 단편 플레이를 하는 팀에 문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예: [Hunter Hall] 팀). 네이버 카페 채팅방 등을 통해서도 알아보세요.
팀을 구하는 구회 글을 직접 올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중장기 팀을 구한다면). 이에 관해선 다음 글들을 참고해보세요.
- 구회 글을 써봅시다 (by 스텔로)
- 좋은 구회 글 쓰는 법 (by 시수리)
정규 팀을 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만큼 보상은 큽니다. 특히 TR 팀이라면 어지간한 건 팀에서 돌봐줄 거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룰북이나 주사위 구하는 법, 캐릭터 만드는 법, 룰 활용법 등등을 팀에 물어가면서 배우면 됩니다. 할 수만 있다면 TR 정규 팀에 소속해 RPG를 익혀가세요! OR 팀도 어느 정도는 이런 부분을 챙겨줄 수 있지만, TR에 비해 한계가 많습니다. OR 팀이라면 어느 정도 자기 몫 하는 법은 스스로 익힌다는 자세가 필요할 거에요. OR이라면 자신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잡고, 해당 시스템과 장르를 익혀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에 맞는 팀과 플레이 자리를 찾으세요.
4. 요약
- 가능하면 사람을 직접 만나는 TR 플레이를 꼭 경험해보세요.
- 단편 위주로 시스템을 접해본 뒤, 장편 팀을 찾아보세요.
- 인내심을 갖고 팀을 구하세요! 팀을 구하면 나머지는 저절로 풀립니다!
@ 다음 편에선 초보자가 접하기 쉬운 RPG 시스템들을 간단히 소개해보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