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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기사/특별 코너

가오나시의 [페이트 코어] 마스터링 가이드

ORPG 인력사무소의 가오나시님이 쓰신 [페이트 코어] 마스터링 가이드입니다 (원 출처 링크). 페이트 코어 시스템의 핵심과 특징을 잘 잡아내면서 마스터링에 대한 훌륭한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TheRPGist에 싣도록 허락해주시고  휴가로 나온 중에 다시금 글을 다듬어주신 가오나시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by 가오나시


※본 글은 페이트 코어 시스템으로 GM을 보고 싶어서 룰북도 읽어 봤는데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 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초보 페이트 GM 분들을 위해 제작된 가이드입니다.

사전에 룰북을 읽으신 걸 가정하고 설명해드리고 있으니, 아직 룰북을 읽지 않으신 GM지원자 분이 있다면 페이트 코어 룰북을 한 번 정독하고 오시는 걸 부탁 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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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기에 앞서......

 

세상에는 많고 많은 RPG 룰이 있지만, 제가 오늘 소개해드리려는 룰은 페이트 코어라는 시스템입니다.

한 번도 이 시스템을 접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짤막하게 시스템을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몇 명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대화를 나누며 캐릭터를 제작"하고, 이 완성된 캐릭터들을 가지고 어떻게 할 지"대화"를 나누며 결정합니다.

너무 뻔하다고요? 물론 그럴 거에요, TRPG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니까요.

 

하지만 페이트에서의 대화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페이트에서의 대화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요. 왜 그런가 하면 [면모] [운명점]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면모]란 어느 특정한 상황이나 캐릭터를 요약하는 하나의 문장으로 성격, 특징, 신념 , 악습, 골칫거리 등 많은 것을 요약한 것입니다. 일종의 "자기소개서"라고 생각하시면 매우 편하실 겁니다. [운명점]은 이러한 각종 면모를 "발현"시킬 수 있는 자원입니다.

이 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예시 상황을 한 가지 들어 드릴게요..

 

ex) "제 캐릭터에게는 [술이 나를 부른다!] 면모가 있어요. 말 그대로 술 없이는 살 수 없는, 술이 내 인생인 캐릭터입니다. 현재 도끼날이 제 목을 내리치려는 상황에서 제 캐릭터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어이없이 시원한 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거 있잖아요? 인간이 목표가 생기면 없던 힘이 솟아난다고. 이 위기 상황을 모면하고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며 무용담을 자랑할 생각을 하니 지친 몸에 기력이 돌아옵니다. 놀라운 민첩성으로 적의 공격을 피해내요,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적도 놀라고 제 캐릭터도 놀랐어요!"

 

너무 설명이 길죠? 사실 어쩔 수 없어요, 페이트는 "서술"이 묘미인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서술이란 "당위성 있는 과정"을 뜻합니다. 이 캐릭터의 이 면모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발현이 되는가-에 대한 "과정"을 "당위성"있게 설명해줘야지만이 우리들의 머릿속에서도 그 캐릭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멋지게 그려질 테고, 그럴 만 하구나 하고 자연스레 납득하고 넘어가게 되겠죠?

 

때문에 GM과 PL들의 창의력과 순발력이 충만하다면, 액션 영화 뺨치는 극적인 장면들이 줄줄이 등장할 겁니다. 캐릭터가 최후의 결단을 내려야 하는 중요한 장면들이 나올 거에요. 또한 페이트 시스템의 기본 이념은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유능하다" 이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저런 극적인 장면들을 멋지게 돌파하는 캐릭터들에게 자연스레 초점이 맞춰지며 플레이어들에게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스릴 있는 장면들과 캐릭터가 멋진 장면을 만들어 내기 전에 GM은 해야 할 작업이 몇 가지 있습니다. GM은 세션이 임하기 전, 임한 후에 무슨 일을 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함께 알아봅시다.

 

 

 

 

1. 세계관을 만들자!

 

페이트 코어는 정해진 세계관이 없습니다.

던전월드는 판타지, 아포칼립스 월드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파라노이아는 SF.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세계관이 정해져 있는 룰들이 있지만 페이트의 세계관은 자유롭습니다. GM이 원한다면 현대 도시에서 뛰어다니는 흡혈귀들의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비공정이 날아다니는 스팀펑크 세계관을 다룰 수도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세계관! 페이트 코어의 장점들 중 가장 뛰어난 장점입니다.

 

하지만 이는 돌려 말하자면, 모든 것을 GM이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른 시스템들은 어느 정도 기반이 되는 세계관이 갖춰져 있지만 페이트 시스템은 GM에게 모래사장 하나를 던져 주고 직접 세계관을 만들어 보라고 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에, GM의 첫 번째 고민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어느 세계관을 만들까?

 

당연한 말이지만, GM이 마스터링을 보고 싶은 세계관을 직접 만드는 게 최고겠죠.

처음부터 차근차근 진행해 봅시다, 가장 먼저 "장르"를 정하세요판타지, SF, 어반 판타지, 무협 등등. 커다란 테두리를 먼저 치세요. 그 다음으로 해야 할 것은 대략적인 세계관 설정입니다. 예시를 들어 드릴게요.

 

판타지 : [커다란 대륙], [여섯 개의 왕국], [천국과 지옥이 있음], [인간 유사 종족이 있고 대륙 어디어디에 살음]

SF : [우주 배경], [배틀쉽 같은 반중력함선이 날아다니는 세계], [외계인 등장], [비행기술력만 발달, 무기 기술력은 구시대 머스킷 사용]

무협 : [중국 대륙-중원 배경], [구파일방과 오대세가가 있음], [적으로는 마교와 혈교], [세외 세력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음]

어반 판타지 : [배경은 21세기 미국], [등장하는 종족은 흡혈귀와 엘프, 늑대인간], [이들을 때려잡는 헌터들도 있음], [악마와 엑소시스트도 있음]

 

이렇게 굵직굵직하게 짜신 다음, 여기서 조금씩 가지를 더 쳐보세요.

 

대륙의 이름은 무엇이고, 왕국의 이름은 무엇이고, 천국과 지옥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 졌으며, 유사종족은 몇 명이 등장하고 특징은 무엇인지......

어째서 우주로 나아가서 살아야 했는지, 왜 함선을 타고 떠돌아 다니는지, 떠돌아 다니는 목적은 무엇인지, 무기는 왜 구시대인지......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세력은 어느 정도인지, 마교와 혈교의 세력은 얼마 정도인지, 세외세력으로는 누가누가 등장하는지......

미국의 도시는 실제 도시로 할 건지 가상의 도시로 할 건지, 흡혈귀와 엘프 늑대인간은 어떻게 만들어진 존재인지, 헌터들은 누구인지......

 

가지를 세세하게 치면 칠 수록 세션의 배경이 되는 무대는 생동감이 넘쳐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단순한 설정 놀음은 아닌 게, 플레이어들이 캐릭터를 만들 때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GM이 준비한 세계관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즉 세계관이 커다랗고 풍부하면 풍부할수록 더욱 입체적이고 세션에 걸맞는 캐릭터가 튀어 나오며,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풍부한 세계관은 여러 가지 이야기 거리-세션의 소재를 알아서 제공해줍니다.

때문에 플레이어들을 위해서라도, GM 자신을 위해서라도 세계관은 풍부할 수록 좋습니다.

이것이 마스터링을 하려는 GM의 첫 번째 과제입니다.

 

 

 


2. 함께 캐릭터를 만들자!

 

만약 당신이 세션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하고 싶다면, 캐릭터 제작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플레이어들과 교류를 하세요.

플레이어들과 대화하면서 어느 캐릭터를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서 일차적으로 파티의 균형을 조절하고, 이차적으로는 각 플레이어의 캐릭터 면모 제작에 참여해서 되도록이면 세션 진행에 도움이 되는 좋은 면모들로만 채워 넣게 하십시오.

 

이는 강제적으로 플레이어들의 캐릭터를 재단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두되, 곁에서 지켜보며 약간씩 방향을 잡아주세요. 캐릭터가 조금 더 유능하고, 고뇌를 갖고 있고, 세션에 등장하는 친구와 적을 가지고 있고, 소중한 무언가를 갖고 있고, 꼭 찾아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지 등의 "세션 소재 거리"로 써먹을 만한 면모들을 꾹꾹 눌러 담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렇게 된다면 세션을 하는 데 소재가 말라 끙끙거릴 여지는 없을 겁니다. 아마도요.

 

캐릭터 제작의 더욱 자세한 내용은 룰북에 적혀 있으니 이 이상의 정보는 룰북을 참고하세요!

 

 

 


3. 세션의 시나리오-에피소드를 짜자!

 

유능하고 다채로운 면모를 가진 캐릭터가 준비되었고 이들이 뛰어놀 무대가 준비되었으면, 남은 일은 캐릭터들에게 던져줄 사건만 남아 있습니다.

 

PC들에게 던져줄 사건을 만들 땐 아래의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첫째. PC들과 관련이 있을 것

둘째. PC들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을 것

셋째. 무시하면 큰일이 일어날 것

 

조건을 하나하나 파헤쳐 보자면,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째]

PC들과 관련이 있는 문제라면, 자연스레 PC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ex) :

GM : [전 들개 용병대원] 한스는 자신의 동료들과 일거리를 찾아보러 술집에 들렀어요. 벽보에 적당한 일감이 붙을 때까지 기다리며 동료들과 맥주 한 잔을 하고 있는데, 옆자리 호사가들이 머그를 기울이며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한스의 귀를 솔깃하게 해요.

호사가 : "이번에 들개 용병단 해체됐다는 소식 들었어? 무슨 사건 때문에 갑자기 날벼락 맞고 해체 된다던데......"

 

PC의 면모와 관련이 있는 단체, 인물 등이 사건의 핵심이 되었으니 자연히 PC의 관심이 쏠리겠죠?

 

 

[둘째]

PC들이 말고도 다른 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그렇다면 그냥 그 사람이 하게 두면 되잖아요? 즉 개나 소나 해결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닌, 오직 PC만 해결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합니다. 사건을 해결할 열쇠를 오로지 PC만 쥐고 있는!

 

ex) :

호사가 : "거 참 딱하지.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는데 전부 다 [언더브릿지 형무소]에 갇혔다네. 그 높이 솟아 있는 천혜의 요새 말이야. 아무도 탈옥할 수 없고, 탈옥 시킬 수 없다던 그곳 말이야."

GM : 그런데 그 호사가가 모르는 게 한 가지 있어요. 그 천혜의 요새에서 탈출한 사람이 한 명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지금 굉장히 가까이에 있다는 것. 한스는 자신과 함께하는 동료 '란펠드'를 돌아봅니다. 그가 바로 [언더브릿지 형무소의 유일한 탈옥수]에요. 란펠드라면 무슨 방법을 알고 있을 지도 몰라요?

 

 

[셋째]

무시하면 큰일이 일어날 것.

 

ex) :

호사가 : "어디 보자...... 그들의 단체 사형 집행일이 며칠 남았지? 이틀? 사흘? 이거 참 오랜만에 떼도륙이 일어나겠군."

GM : 이 정도면 슬슬 발 벗고 나서야겠죠 한스? 왜냐하면 당신은 들개 용병단의 리더 [검은 들개에게 신세를 졌]기 때문이니까요. 그에게 목숨을 빚졌는데, 만약 이를 두고 본다면...... 한스의 성격 상 아마 죽을 때까지 악몽을 꾸게 될 거에요.

 

이 정도면 한스와 그의 동료는 들개 용병단을 구하러 언더브릿지 형무소로 떠나겠죠?

이렇게 또 다른 이야기의 서막이 오르는 것입니다.

 

 

 

시나리오를 짤 때, 위의 저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하면서 쉽게 짜는 비결이 하나 있어요.

바로 각종 면모에서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끌어 오는 겁니다.

 

PC의 면모에서 문제를 뽑아올 수도 있고, 현안 면모에서 문제를 뽑아와 PC의 면모와 연결 시킬 수도 있고, PC와 PC 간의 면모끼리 충돌시켜 갈등을 빚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굉장히 주의해야 할 점.

시나리오를 짜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어떤 난관이 PC들을 기다리고 있고, PC와 조우할 NPC를 만들어 두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PC가 난관을 만났다고 해서, NPC와 조우했다고 해서 이후의 시나리오가 그대로 흘러갈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재수없게 현재 PC들이 절대로 부딪히면 안 되는 경비대장을 만났고, 간수로 위장해 PC들을 도와주려는 NPC를 만났을 때. PC들이 경비대장을 피해가고 NPC와 이러쿵저러쿵 알콩달콩 대화하며 단체 탈옥 계획을 짤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PC들은 경비대장에게 싸우자를 걸 수도 있으며, NPC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도 전에 간수에게 발각되었다고 호들갑을 떨며 즉시 죽여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농담이 아닙니다, PC들의 행동은 종종 GM의 예상을 깨곤 합니다!

그러니 시나리오의 다음 장면을 미리미리 정해두지 마십시오. "PC들이 경비대장을 조우했으니, 안 싸우고 넘어갈 거야. 안 싸우고 넘어간 다음에 보여줄 장면은......" 이라던지, "좋아 드디어 조력자와 만났군. 이제 조력자가 제시할 탈옥 계획은......" 하면서 시나리오를 짜지 마십시오.

 

어디까지나 "사건"만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재수 없으면 경비대장 조우], [자신의 진짜 정체를 밝히지 않은, 간수로 위장한 조력자 NPC와의 조우] 이 정도로만 짜두세요.

 

시나리오를 혼자 머릿속으로 망상해가며 배치하는 것을 레일식 진행이라 하는데, PC들이 그대로만 따라와준다면 매우 완벽한 진행이지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길을 따라서 달리는 열차는 바퀴 하나만 탈선해도 그대로 고꾸라집니다. 레일을 까는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 행위인지, 저 문장으로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레일식 진행은 피하시길 권장합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페이트 코어 공개판 9장/장면, 세션, 시나리오 챕터에 있습니다. 꼭꼭 두 번 정독하세요!

 

여기까지 훌륭하게 마치셨다면 배경 세계, 캐릭터, 사건이 준비되었으니 남은 건 시작하는 것 뿐입니다.

숨 크게 들이쉬고, 처음 하는 세션이라고 떨지 마시고 게임을 시작하면 됩니다!

 

 

 


4. GM력을 늘리는 법

 

GM력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어휘구사력을 비롯한 문장력, NPC 연기력, 돌발상황 발생 시 대처하는 순발력 일체를 일컫습니다. 이런 것들은 어떻게 길러야 할까요?

 

각각 하나하나 답변해 드리자면-

 

ㆍ문장력을 비롯한 어휘구사력 : 이건 정말 독서가 답입니다. 여러 종류의 책을 접하시며 세션 배경에 적용 가능한 지식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문장을 하나하나 눈여겨 보시면 자연스레 문장력은 나아집니다. GM의 진보하는 문장력은 세션 배경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플레이어들의 공동상상력을 더욱 활발히 움직이게 하는 촉매제가 됩니다.

 

NPC 연기력 : 영화, 연극 등의 매체를 많이 접해야 합니다. 영화와 연극에는 수많은 고민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 캐릭터는 각각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을 표출합니다.

배트맨 실사영화 다크나이트에 등장하는 조커를 예로 들자면, 조커는 자신의 사상도 사상이지만 말을 할 때 쩝쩝거리며 입맛을 다시는 행동과 미묘하게 떠는 눈꺼풀 등의 소름 끼치는 습관이 캐릭터의 완성에 한 몫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매체의 캐릭터를 보고, 그들이 어떻게 연기(RP)를 하는지 눈여겨 보세요.

 

돌발상황 대처 능력 : 일명 순발력이라고 하죠? GM을 하다 보면 자주 돌발상황이 올 겁니다. PC가 막연히 이 길로 가겠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전혀 아닌, 돌아서 옆길로 가버리겠다며 선언하는 상황. 타당한 이유가 없다면 이를 막아서는 안 됩니다. 어려워하지 말고, 어려워하는 건 충분히 알겠지만 그럼에도 부딪혀보세요. 즉석에서 PC의 눈에 보이는 것들을 묘사하고, 즉석에서 새로운 것들을 준비하세요.

순발력은 경험으로 쌓이는 겁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5. 게임 진행 도중의 Tip

 

ㆍ 캐릭터의 대사를 무시하지 마세요. 캐릭터가 많다 보니 어느 대사든 놓치고 지나칠 수 있지만, GM은 절대 그래서는 안됩니다. GM에게  PC들은 여러 명이지만, PC들에게 GM은 단 한 명 뿐입니다. 무엇을 하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GM이 그걸 무시해버리면 그만큼 상처 받는 게 또 있을까요? 아무리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도 말입니다. 그러니 조심, 또 조심하며 세션 할 땐 세션에만 집중합시다.

 

ㆍ 캐릭터 간의 분량을 생각하세요. 페이트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유능합니다. 캐릭터가 ABC 세 명이 있다고 하여 A 혼자 주인공이고 BC는 조연이 되면 절대 안 됩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도 모두가 함께 받아야 합니다. 캐릭터가 행동을 멋지게 성공했을 때 그걸 멋지게 서술하여 성공을 치하하는 것과 혼동하지 마십시오, 이건 당연한 겁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한 캐릭터를 편애하지 말라는 겁니다.

 

 

 

해드릴 조언은 이 정도입니다.

아래는 페이트 코어 GM을 볼 때 꼭꼭 외워야 하는 부분들, 마스터링에 도움이 되는 부분들을 룰북에서 추려 온 것입니다. 룰북을 찬찬히 읽어 보시면 전부 기재되어 있는 내용이나, 도움이 될 만한 정보. 가장 쓸 만한 정보들만 간추린 것이기에 꼭꼭 읽어 보십시오.

 




※추가내용

 

정말 정말 단 한 번도 RPG를 해보신 적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 플레이 방법을 잠깐 요약해 보겠습니다.

 

(GM의 세계관과 PC의 캐릭터, 플레이 룰이 다 준비되었다는 가정 하에),

세션을 시작하고 난 이후의 플레이를 단 세 단어로, 순서대로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1. 서술 / 2. 선언 / 3. 판정

 

첫번째:  서술. GM은 세션의 등장인물 주변의 배경을 "서술"을 통해 묘사합니다. 이 캐릭터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주변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등. 적이 있다면 어느 적이 있고, 수는 얼마나 되고. 자연 풍경이 있다면 어느 풍경인지. 산인지 들인지, 날씨는 어떤지...

두번째:  선언. PL은 현 상황에서 "선언"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움직입니다. 목적지가 있다면 어디로 가겠다고, 적이 있다면 어떻게 싸우겠다고. 뭔가 피해야 할 것들이 있으면 어디로 어떻게 피하겠다고......

                      (이 때 선언하는 과정에서도 서술이 포함됩니다. GM이 제시한 난관에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건 피해주십시오!)

세번째:  판정. GM은 PL의 선언이 현 상황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면 주사위를 통해 성공과 실패를 보자고 제안합니다. 이 때 PL은 세션의 룰에 맞게, PC의 기능에 맞게 사용되는 각종 다이스에 추가 수치를 가감해서 주사위를 굴리십시오. 이후 GM은 PC의 행동을 묘사(여기서 다시 한 번 서술이 등장합니다)하며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목적 달성을 어떻게 했는지 그 판결을 내려줄 것입니다......